[에루리]환상사지
--- 똑똑. 조용한 노크 후에 들어온 것은 리바이였다. 한 손에는 묵직해보이는 병문안용 과일 바구니. 리바이, 나지막히 불렀다. 그는 아무말 없이 바구니를 내려놓은 후 침상으로 다가왔다. "팔은." "그저그래. 이제 아프지는 않아." 지척으로 걸어온 리바이는 팔을 뻗어 붕대로 감싸진 엘빈의 오른 팔의 그루터기를 조심스럽게 만지작거렸다. 그런 리바이의 가라앉은 눈을 바라보고 있었다. - 눈에 보이지 않는 그것은 선명한 감각이었다. 뭐라고 말로는 형용하기 힘든 자극. 야릇한, 미묘한, 말그대로 환상적인. 환상사지에 대해서는 앞서 들은 바가 있었다. 형태는 사라져도 그 감각은 사라지지 않는다. 그것은 신경의 잔해가 되어 뇌의 한 구석에 자리하며, 끊임없이 자신의 존재를 외친다. 이제는 없는 손가락이 마찬가지..
AOT
2017. 10. 2. 13:56