*수위 --- 오니는 감정을 숨기는 것이 서툴렀다. 백택은 잠시 벙쪄보였으나 이내 희미하게 웃었다. 뻣뻣하게 경직된 얼굴 너머로 그 속의 긴장과 초조함이 느껴지는 듯했다. 회색빛이 도는 얼굴이 왜인지 평소보다 조금 상기되어 있었다. 받아줄게. 서슴없이 그리 말하는 남자를 바라보는 오니의 시선은 이젠 되려 의심을 품고 있었다. - "오야, 왔냐." 그렇게 말하는 백택의 얼굴이 무심했다. 그런 후 그는 다시 고개를 돌려 품의 여자에게 야살스레 웃어보였다. 불청객의 난입에 당황했는지 황급히 자리를 떠나려하는 여성을 붙잡는 남자의 손길이 안쓰러울 정도로 다급했다. 그러한 광경을 오니는 그저 지켜보고 있었다. 그리고 여성을 위해 문 앞에서 자리를 비켜주었다. 문소리의 이후로 가게의 안에는 정적이 흘렀다. 벙쪄있다..
*시대물AU *세계관 날조(허구) --- 비밀 하나 말해줄까? ...예? 사실 나는, 신수야. 그것이 어느 날이었는지 정확히 아는 사람은 없다. 그러나 백택과 호오즈키가 대면하는 모습을 보았노라 하는 가신들이 늘더니, 둘은 어느샌가 마치 둘도 없는 친우인 양 행동하고 있을 뿐이었다. 누군가는 그리 이야기하였다. 마치 물과 기름의 형세를 보는 듯하다고. 다른 이는 그리 생각하였다 한다. 하늘이 무너져도 두 공자가 함께 빠져나갈 구멍은 없을 것이라고. 원수와 친우, 두 사건의 정확한 계기를 댈 수 있는 사람은 없다. 그 관계는 마치 강물이 흐르듯, 하늘에서 정해놓은 듯 자연스러운 일련의 흐름이었다. 적어도 지켜보는 자들의 눈에는. ...신수라 하시면, 당신의 이름과 같은 그런 것들을 이야기하십니까? 그렇지...
*이과 주의 *백택 과거 날조 주의 --- 갈 곳 없는 외로움은 봄 없는 추위와 같다. 그 중심에 신수는 서있었다. 해는 빠르게 뜨고 달은 느리게 졌다. 시계추처럼 왔다 가기를 반복하는 그것들은 빙글빙글 돌며 바람 소리를 냈다. 그는 조그마한 나무 그늘에 기대어 씩씩대는 그 소리를 몇 십 년 동안 그저 듣고 있었다. 그것이 그의 하루 일과의 전부였다. 제 키의 언저리에 있었던 그 고대 식물은 모르는 새에 훌쩍 자라 그 꼭대기가 보이지 않게 되었다. 몇 십 차례 비바람이 불고 마침내 벼락에 나무가 으스러졌을 때 비로소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 다른 할 거리를 찾아 헤메었다. - 하늘에서 어느 날 생겨난 신수는 생명 활동과 유사한 행위를 하기 시작했다. 그는 끊임없이 물을 마시고, 영양을 섭취하며 휴식을 취해야..